[시사중국]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중국 외교사절단을 비난하는 뒷담화가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돼 파장이 일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10일 열린 자신의 90세 생일축하 행사에서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영국 방문 당시 경호를 맡았던 루시 돌시 런던 경찰청장을 소개받자 “운이 나빴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루시가 중국 사절단이 세바스찬 우드 주중 영국대사와 회담한 후 갑자기 나머지 일정을 취소한다고 통보해 힘들었던 사실을 다시 상기하자 여왕은 “중국 관리들이 영국 대사에게 정말 무례했다”고 말을 받았다. 또 루시가 “아주 힘든 시간이었다”며 당시 고충을 토로하자 여왕은 “나도 그랬다”며 동감을 나타냈다.
루시와 여왕은 또 중국 외교관들이 시위를 금지시킬 것을 요구했던 사실과 통역으로 가장한 중국 외교관이 여왕과 시진핑 주석이 탄 왕실 마차에 함께 타려 했던 에피소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뤼난(吳呂南) 런던중국인협회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여왕의 이런 대화는 불편했던 진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후문을 추가로 들려줬다. 당시 중국 측은 시 주석이 버킹엄궁으로 이동할 때 여왕의 황금마차를 이용하게 해줄 것을 요구하는가하면, 버킹엄궁 어느 대문으로 출입할 것까지 일방적으로 정해놓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방문을 취소할 것이라고 협박까지 했다는 것.
작년 10월 300억 파운드(52조원)에 이르는 주문 계약서를 갖고 영국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실제 왕실 전용 마차에 타는 예우를 받았다. 이는 미국 대통령도 받아보지 못한 최고의 대접이었다.
여왕의 뒷담화로 파장이 일자 버킹엄궁은 성명을 내고 “여왕의 개인적인 대화에 대해 코멘트 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국빈 방문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만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 “시 주석의 성공적인 국빈 방문으로 양국관계가 황금시대로 진입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사건이 이슈화 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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