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중국] 지난 6일 미국 뉴욕의 대표적인 건물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사들인 갑부가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사위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호텔은 지난 1974년, 덩샤오핑이 처음 유엔 회의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중 직후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은 당시 이 호텔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베푼 연회에 초대됐다.
그때로부터 40년이 지나 이 호텔을 사들인 기업은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 이들은 8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그런데 안방보험그룹의 회장인 우샤오후이(吳小暉)는 다름 아닌 덩샤오핑의 손녀사위로 알려졌다.
우 회장은 불과 10년 전에 안방그룹을 설립해 단기간에 놀라운 부를 축적했고, 강력한 인맥 관계를 이용해 이번 거래를 성사시켰다. 안방그룹은 19억 5천만 달러로 현재 힐튼글로벌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총 47층짜리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통째로 사들이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기록적인 거래는 중국 재계 앨리트들이 전세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음을 설명한다.
지난 세기 70년대, 덩샤오핑이 실시한 개혁개방 정책은 중국 경제에 새로운 국면을 열어줬고, 그 과정에서 발전한 민영기업과 국영기업들은 현재 해외 투자 붐의 선두에 서있다. 알리바바, 바이두, 화웨이, 완다 같은 유명 기업들은 물론이고 안방보험그룹처럼 재력과 정치적 배경을 갖춘 신흥 기업들도 이런 해외 투자 경쟁에 가담하고 있다.
국내 경제성장 속도가 주춤해짐에 따라 중국 당국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 활로를 찾고 새로운 기술로 무장하도록 지지하고 있다. 실제 해외투자는 중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부동산 평가자문 업체인 밀러 사뮈엘의 수석 집행관 조나단 밀러는 “중국 투자자들의 대규모 부동산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전세계의 부가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국제 시장은 이런 ‘자금 홍수’를 반기면서도 중국 기업들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 사업가들은 과거 10여년 동안 광산과 건자재 투자에서부터 고급 별장, 프랑스 포도농장과 고급 호텔 등 부동산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 세기 80년대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한 때 유행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 불황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바 있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사들인 안방보험그룹은 중국 거대 기업인 중국석유화학(中石化)과 상하이자동차공업집단에서 초기 자본을 얻어 설립됐다. 안방보험그룹 이사회에는 덩샤오핑의 손녀사위 우샤오후이 외에도 중국 8대 원로 천이(陳毅)의 아들 천샤오루(陳小魯)도 포함돼 있다. 우샤오후이 사장은 또 다른 기업들도 경영하고 있는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이 설립한 사모펀드인 뉴호라이즌캐피털(新天域資本)과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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