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중국]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형 유골 ‘루시(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발굴됐다. 발굴단은 이 320만년 전의 유골을 두고 인류의 조상을 찾았다고 믿었다. “그는 가장 오랜 선조이고, 유인원과 인간 사이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루시가 정말 인류의 조상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간 몸에는 208개의 뼈가 있지만 발견된 루시의 뼈는 1/4에 불과하고 체구 또한 매우 작았다.
최근 발견된 화석은 440만년 전쯤에 동아프리카에서 산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아르디)’다. 1992년 발굴된 뒤 복원작업을 거친 아르디는 키 1.2m, 몸무게 54kg 정도의 여성이라고 한다. 루시보다 시기적으로 100만년 이상 앞선 대단한 발견이라고 환호했다.
하지만 아르디를 발굴한 연구진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팀 화이트 교수는 “아르디가 인류의 직계조상인지, 침팬지와의 공동 조상인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발견된 유명한 유인원 화석들이 현대 인류의 조상이라고 주장되어 왔다. 최근 미국의 두 인류학자들은 과학잡지 ‘네이쳐’에 실린 논문에서 이 주장의 단순성에 의문을 던지면서 “이 화석들은 인간이라기 보다 거대 원숭이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조지워싱턴대 버나드 우드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이 발견들은 중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그 시간대에서 발견된 것들이 인간의 조상일 것이라는 가정은 순진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논문은 세가지 화석에 관한 것이다. 이 화석들은 케냐에서 발견된 600만년전 생물인 오로린(Orrorin), 차드에서 발굴된 두개골의 일부로 700만년전 생물인 사헬란트로푸스(Sahelanthropus), 그리고 이디오피아에서 발견된 400만년전 생물인 아르디피테쿠스(Ardipithecus)다. 특히 아르디피테쿠스는 인류의 조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테리 해리슨 뉴욕대 인류학 교수는 “이 화석들이 적절하게 증명되기 보다는 추정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우리는 이 화석들이 화석 원숭이들에 더 가깝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고생물학자들이 종들간의 관계, 특히 상사성(homoplasy)과 상동성(homology)을 분석하는데 사용하는 방법에 내포된 많은 한계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1960-70년대에 두개골, 턱, 치아 모양의 유사성 때문에 인류 조상인 것으로 가정된 라마피테쿠스(Ramapithecus)가 이후 오랑유탄류의 원숭이인 것으로 판명된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오레오피테크스 화석 역시 이빨, 두개골, 미골, 다리 등이 인간을 닮아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어 왔다가 이후 단순한 유인원으로 분류된 사실을 들었다.
해리슨 교수는 이 같은 예들을 두고 “유사점이 있다고 관련성을 상정해 버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나타내는 단적인 예”라며, “학자나 교사, 학생들은 이 같은 화석들을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하는 것은 단지 많은 해석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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